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신인작가,지망생,미성년자 착취

​그 잔혹한 현실

안녕하십니까. 저는 레진코믹스 불공정행위 규탄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웹툰작가 미치입니다.


지난 9월, 국내 최대 유료웹툰 플랫폼인 “레진코믹스”의 전 대표가 서비스 초창 기부터 만 17세에 불과한 어린 작가지망생의 작품에 제대로 된 창작기여도 없이 글작가와 원작자로 자신의 필명을 표기하고, 수년째 작가 몫의 수익도 편취해온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.


전 대표가 피해자에게 접근한 방식은 처음부터 상당히 전형적이었습니다. 피해자 는 블로그에 직접 그린 만화를 게시하며 웹툰작가의 꿈을 키우던 평범한 고등학 생이었고, 아직 레진코믹스를 런칭하기 전이었던 전 대표는 “어리지만 재능이 엄 청나신 것 같다. 나는 작가님의 팬”이라며 접근해 맥도날드에서 빅맥을 사주며 친분을 쌓았습니다. 그러다 레진코믹스를 런칭할 무렵에는 법정대리인의 동의도 받지 않고 연재계약을 체결했고, 계약서에 수익배분조항이 없음에도 자신을 글작 가로 표기하며 30%의 수익을 배분받았습니다. 


이에 피해작가가 항의하자 “네가 어려서 잘 모르나본데, 이게 업계관행이다”고 말했습니다. 심지어 레진 전 대표는 피해작가를 상대로 계약서를 쓰거나 고료를 준다는 약속도 하지 않고 “레진코믹스 이용안내 만화”를 며칠 만에 작업하도록 지시하기도 했습니다. 피해작가는 4편의 만화를 작업하고도 몇 달이 지난 뒤에 야 소정을 작업비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. 상대가 데뷔가 간절해 무보수나 무리한 부탁도 쉽게 거절할 수 없는 입장임을 이용해 숱하게 착취한 겁니다.  


이 사실이 폭로되고 레진코믹스는 거센 비난에 휩싸였지만 “대표와 해당 작가가 알아서 해결할 문제”라며 선을 긋고 몇 달 째 침묵하고 있습니다. 전 대표의 “레진”이라는 필명을 걸고 창립된 기업이면서도 그가 대표라는 우월적 지위에서 행한 과거의 잘못에 침묵하고, 꼬리자르기식 대응으로 비난여론이 잠잠해지기만 을 기다리는 겁니다.

그러나 우리 레규연은 이 경악스러운 작가착취를 묵인할 수 없습니다.


분명 웹툰 작가의 위상은 과거와 많이 달라졌습니다. 이젠 예능방송에 출연하는 웹툰 작가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, 일부 작가들은 대기업 임원급의 연봉을 벌기도 합니다. 그래서인지 주변에 웹툰작가라는 직업을 밝히면 “나도 웹툰을 즐 겨본다”거나 “우리 자식도 웹툰작가가 꿈이다”라는 소리를 곧잘 듣곤 합니다. 


하지만 이런 말을 들어도 저희는 기쁘기는커녕 마음이 무겁습니다. 매년 작가 데 뷔를 꿈꾸는 지망생들의 관심이 늘고 데뷔연령도 낮아지고 있지만, 그만큼 “업계 관행”이라는 이름으로 지망생들을 착취하고 신인들의 저작권마저 편취하는 사례 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. 이는 비단 웹툰업계만이 아닙니다. 웹소설, 일러 스트 작가 등 모든 창작업계에 벌어지는 일입니다.


따라서 오늘의 이 회견이 “문화 산업계 전반에 만연한 창작노동자 착취 실태와 그릇된 업계관행이 공론화하는 계기”가 되기를 바랍니다. 나아가 웹툰업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해온 레진코믹스 전 대표의 저작권 편취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엄 중히 조사받고, 그에 합당한 죗값을 치루기를 바랍니다. 그래서 확실한 사과와 다짐을 받고, 다시는 이런 기업의 신인착취 잔혹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희 망합니다. 


부디 많은 언론노동자분들의 관심과 연대를 부탁드립니다. 감사합니다.

 

 

 

 

2018.11.22

레진 불공정행위 규탄연대